잠실 롯데월드타워에는 두 곳의 갤러리가 있는데요. 지난주 두 곳 갤러리에서 새로운 전시회가 오픈했습니다. 오늘은 롯데월드타워 11층 BGN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오킹 개인전 관람후기입니다.
| 오킹 개인전 사계
기간 : 12.11(목)~12.31(수) 10시~18시(평일, 토요일)
장소 : 잠실 롯데타워 11층 bgn갤러리
잠실 무료전시회
오킹 개인전 사계는 '보틀레이디의 사계'와 '우리들의 찬란한 순간들'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작가분 개인적인 사고도 있으셨다고 하는데요. 빠른 회복 기원합니다.
보틀레이디
보틀레이디 시리즈는 봄·여름·가을·겨울 속에서 변화하는 여성의 마음과 감정을 담아낸 내면의 사계절이 표현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제목인 ‘보틀레이디’는 감정을 담는 ‘병(bottle)’처럼 우리 모두가 감정의 그릇을 지닌 존재라는 의미로,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우리가 겪는 감정은 일시적이면서도 깊은 통과점이며, 삶의 계절처럼 순환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Giclee - 지클레 기법은 고품질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미세한 색소 안료 잉크(pigment ink)를 고급 용지나 캔버스에 분사하는 고해상도 인쇄 방식입니다. 프랑스어 'gicleur'(분사하다)에서 유래했으며, 원작의 색상, 그라데이션, 질감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는 기법인데요.
BGN 갤러리 '사계' 오킹 개인전 보틀레이디 섹션의 작품들은 지클레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무한복제가 아닌 이번 전시작품은 5점 이내로 제작되었네요.
오킹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각각의 인물을 설정하고 작업을 진행하시는 것 같은데요. 봄 (보미)에서 시작해서 여름이 가을리 겨울이로 완성된다고 합니다.
오킹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하시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작가님의 작품 변화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역시나 오킹 작가님도 디지털 작업은 아이패드로 작업 하시네요.
우리의 찬란한 순간들
오늘 소개하는 BGN 갤러리 '사계' 오킹 개인전 두 번째 공간입니다. 개인 또는 가족과 여행한 경험과 상상으로 표현한 여행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단풍국 기차여행은 작가분이 상상으로 작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전반부 보틀레이디 작품은 지클레 기법 만으로 작업했다면, 이번 섹션은 지클레 기법으로 출력한 작업위에 리터칭된 작품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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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한 BGN 갤러리 오킹 개인전 '사계'는 2025년 말일 12월 31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아동 도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 19세기 빅토리아풍의 정원과 집, 자연과 함께하는 동화 같은 삶과 함께 생전 100여권의 책을 남긴 타샤 튜더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오늘은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 도슨트, 오디오가이드, 티켓할인, 주차장, 포토존, 아트샵 정보 중심으로...
| 탸샤 튜더 전시회 정보
전시명 :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기간 : 2025년 12월 11일 ~ 2026년 03월 15일 까지 시간 : 10시 30분 ~19시 00분 / 입장마감 18시 30분 장소 : 롯데뮤지엄 (롯데월드타워 7층)
| 타샤 튜더 전시 도슨트 3회
롯데뮤지엄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주말에도 운영되는 도슨트 입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전시회 도슨트는 평일에만 운영되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도슨트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평일과 같이 운영됩니다.
참고로 오디오가이드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매일 11시 14시 16시 하루 3회 도슨트 진행되는데요. 지난 옥승철 작가 전시회에 이어 다시 한 번 김효은 도슨트님과 함께했습니다. 도슨트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한 시간 전에 먼저 와서 작품 감상하고 다시 도슨트를 듣거나, 도슨트 후 다시 작품감상 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롯데뮤지엄 전시회 관람객은 최대 4시간 주차요금 할인이 가능합니다.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주차요금은 10분에 400원이 부과 한 시간에 2,400원 주차요금이 발생합니다.
이번 타샤 튜더 전시회 관람고객은 주차요금 정산시 티켓의 바코드를 인식하면 50% 주차요금 할인 가능합니다. 한 시간 2,400원에서 1,200원. 최대 4시간 4,800원에 롯데월드타워 주차 가능합니다.
| 타샤 튜더 전시회 티켓 할인
이번 롯데뮤지엄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티켓 가격은 성인 20,000원, 어린이와 청소년 13,000원 입니다. 저는 슈퍼 얼리버드 티켓팅을 통해 55% 할인된 가격인 9,000원에 관람 했습니다.
자격 및 조건에 따라 롯데뮤지엄 티켓 할인은 50~20% 가능하니 사전에 확인하사고 관련 증빙자료 지참 후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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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샵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관람이 끝나면 카페와 함께 아트샵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타샤 튜더 전시 다양한 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아트샵 필수인 엽서나 마그넷도 준비되어 있네요. 아쉽게도 이번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도록은 없습니다.
가장 눈에 띈 기념품은 타샤 튜더 달력입니다. 탁상용으로 가격은 15,000원
앤틱한 느낌이 나는 타샤 튜더 스프링노트는 3,000원
카드 도 있고요. 스티커와 타샤 튜더 마스킹 테이프 가격은 6,000원 입니다.
이 외에도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아트샵에는 다소 독특한 기념품이 있습니다. 생화를 압착한 카도와 식물표본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가격은 다소 부담되네요.
| 관람 소요시간
이번 전시회는 타샤 튜더 190여점의 원화와 기타 여러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데요, 각각의 섹션들이 상당히 정성들여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번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관람소요 시간은 약 90분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 타샤 튜더 멀티미디어 공간
이번 롯데뮤지엄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장 곳곳에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데요. 그녀의 일러스트들이 자연을 모티브로 작업한 작품이 많아 이를 배경으로 세팅된 멀티미디어 공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타샤 튜더의 동화책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그녀의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한 공간...
12월 11일 롯데시네마에서 타샤튜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다만 평일인 16일 화요일 16시에만 만나볼 수 있는데요. 해당 영화를 약 15분으로 압축한 영상을 이번 롯데월드몰 전시회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상영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편하게 감상하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직원분이 센스있게 커튼을 걷어 주셨네요. 감사감사)
| 포토존
타샤 튜더 전시회는 전시장 안쪽과 주변에도 여러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멀티미디어 공간과 로비외에도 전시장에는 여러 포토존이 있는데요.
마치 타샤 튜더의 정원 온실이 생각나는 공간에서 많은 분들이 사진찍으시네요.
마치 플랫아이언 (Flatiron)이 생각나는 전시공간. 저는 이곳이 이번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에서 가장 매력있는 포토존이라고 생각됩니다.
타샤 튜더의 집과 주방
그녀의 작품 속에는 집안와 부엌도 종종 표현되곤 하는데요.
그녀만의 스타일고 꾸며진 집과 부엌이 세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직접 의자에 앉아서 그녀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고.
테이블에는 그녀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번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아쉬운 부분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 다니고 소란스러운데 직원 누구도 개입하지 않고 방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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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해당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과자를 먹고 있는데 모른척하는 부모도 있네요. 상당히 어이없는 운영이...
타샤 튜더의 정원
이번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 전시회 마지막 공간은 그녀의 정원으로 꾸며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속에 등장한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 (물론 생화는 아닙니다.)
Still, Tasha Tudor 전시회 타이틀에 잘 어울리는 반대로 돌아가는 시계도 이번 전시회 마지막 포토존 입니다.
오늘 소개한 롯데뮤지엄 전시 Still, Tasha Tudor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는 2026년 3월 15일 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전시장 운영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추천 드리지는 않습니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추상조각의 대표 전국광 전시회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관람후기 입니다. 한국 추상조각에 있어 주목할만한 업적을 보였지만 45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조각가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 개요
이번 전시회는 내년 2월 22일 까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과 1층 야외전시실에서 석조각, 목조각, 금속조각, 드로잉, 마케트 등 작품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무료 전시회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층은 동시대에 활동한 권진규의 작품이 상설전시되고 있습니다. 사당동 시립미술관 방문 하신다면 꼭 1층의 권진규의 영원한집 전시회도 꼭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권진규 전시회는 아래 지난 포스팅 참고 하시고요. 오늘은 2층 권국광 전시회장으로 올라 갑니다.
|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이번 전시회는 크게 4개의 섹션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14시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 도슨트가 진행되고요. 서울시립미술관 앱을 이용하시면 오디오가이드 및 작품 설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개요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는 한국 추상조각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45세에 생을 마감한 조각가 전국광(1945-1990)의 예술세계를 되짚는 전시이다. 전국광은 20여 년 동안 조각의 본질인 매스를 탐구하며 독창적 조형 언어를 만들었고, 전시는 그가 집중했던 ‘쌓기(적)’와 ‘허물기(매스의 내면)’ 개념을 축으로 조각·드로잉·마케트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중등학교 시절 박재소를 만나 조각에 입문했고, 기념조각 제작을 도우며 실제 기술을 익혔다. 이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해 장식을 넘어선 조각의 본질을 고민하며 실험을 이어 갔다. 1974년 졸업 후 공모전과 개인전을 통해 조각계 중심에서 활동했으며,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 조각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시 제목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는 작업노트에서 유래하며, 작가 주변에서 부르던 별칭 ‘쌓는 친구’와 스스로 작품을 허물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했던 ‘허무는 친구’가 대비된다. 전시 구조는 네 개 섹션으로, 쌓기 개념을 보여주는 ‘적’ 연작, 매스의 무게를 비우는 과정에 집중한 ‘매스의 비’, 적의 구조를 해체한 ‘적의 적’, 그리고 작가 기록을 통해 목소리를 전하는 마지막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전국광이 평생 탐구한 조각적 사고를 보여주는 동시에, 생전 활동과 실험이 남긴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쌓고 허무는 반복 속에서 매스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시도였으며, 이는 한국 현대조각사의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가 전국광의 미술사적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후속 연구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첫 번째 섹션
쌓는 친구: 적
전시의 첫 섹션인 ‘쌓는 친구: 적’은 작가가 1970년대 구축한 대표 연작 ‘적’ 시리즈를 다룬다. 전국광은 이 시리즈에서 자연의 형상을 만드는 물리적 힘과 비가시적 에너지를 담아내고자 했으며, 그 결과 얇은 면이 층층이 쌓이며 굴곡·주름·점입 같은 변형이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를 만들었다. 이러한 표면의 변화는 자연 지층에서 보이는 퇴적 작용과 습곡 작용을 연상시키며, 쌓기 과정 자체를 비가시적 힘의 작동으로 해석한 그의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이때 ‘쌓기’는 물리적 행위인 동시에 작가가 조형적 충돌을 조절하며 형태의 변주를 이끌어내는 구조적 조건이 된다.
전국광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 다루기 수월하지 않은 돌·나무·금속 대신, 주름지고 느려지고 솟아오르는 성질을 지닌 부드러운 재료를 선택해 이를 연상되는 방식으로 조형했다. 이렇게 실제 재료의 속성과 달리 보이도록 한 점은 물성과 형상의 간극에서 생기는 흥미로운 효과를 만든다. 그의 독자적 조형성은 재료 조건이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주제의식을 밀고 나간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의 작품은 종종 한국 미니멀리즘 추상조각의 선구로 설명되지만, 특정 사조의 틀로만 규정하기엔 성격이 한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는 형태 변주를 위해 반복된 손작업을 이어 갔지만, 단순 반복에 머물지 않고 재료의 본래 물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형상을 탐구했다. 이는 물성을 재해석해 기존의 제약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전국광 조각의 핵심적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조각가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 모습입니다. 구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된 건물로 곳곳에 고풍스러운 느낌의 장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 또한 미술관 관람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첫번 째 섹션에서는 전국광의 변이, 적, 괴 등 그의 대표작들과 스케치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
평면구조, 1981년
전국광은 1970년대에는 쌓아 올린 형태로 매스를 탐구하는 ‘적’ 시리즈에 집중했으나, 1980년대에 들어서는 매스를 허물어 그 내부 구조를 드러내는 ‘매스의 내면’ 시리즈로 관심을 옮긴다. 〈평면구조〉는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1970년대 후반 ‘적’ 시리즈를 대규모로 제작하면서 무거운 매스가 가져오는 현실적 문제—장비 동원, 제작비, 노동력—를 반복적으로 경험했고, 매스의 중량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필요를 강하게 느꼈다. 이와 동시에 옵아트와 일루저니즘 같은 새로운 사조를 접하며, 시각적 실험을 통해 무게의 제약을 넘는 방식을 자신의 조형 언어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1980~81년 사이에는 기하학적 패턴이 강조되고, 매스의 무게를 크게 덜어낸 부조적 실험작들이 짧지만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이 시기 작업들은평면구조, 평면분할, 입체분할, 매스와 탈매스 등으로 명명되며, 작가가 기존 매스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시도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탑, 1975년
전국광은 자연에서 포착한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돌·나무·금속 같은 단단한 전통 재료로 구현하면서도, 그것이 마치 천이나 반죽처럼 눌리고 접히고 솟아오르는 부드러운 재질로 보이도록 절묘하게 표현했다. 에프알피(FRP)로 제작된 〈탑〉 역시 실제 재료와 시각적으로 연상되는 물성 사이에 간극을 만들며 흥미를 유발한다.
작품은 얇은 종이나 천을 차곡이 쌓아 올린 듯한 외형을 지니고, 내부에는 사각형 구조가 숨어 있는 듯한 암시를 더해, 관람자가 겉으로 드러난 매스뿐 아니라 그 내부의 조직까지 자연스럽게 상상하도록 이끈다.
쌓는 친구: 적의 도입은
작가 이름을 층층이 쌓아 올린 듯한 석고 조각 〈제목미상〉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형태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반복해 쌓는 방식을 통해 ‘쌓음’이 전국광 작업의 핵심 정체성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작업노트에서 ‘쌓음’이라는 행위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직접 설명한다.
작가는 자신이 쌓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최소한의 미의식조차 형상에 개입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일종의 조건반사에 가깝다고 기록한다. 판状 점토가 쌓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휘어지고 팽창하며 만들어내는 형태를 지켜보는 순간, 그는 비로소 “주문을 외울 차례”가 온다고 말한다. 즉, 형태가 거짓 없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쌓고, 그리고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섹션,
매스를 기리며: 매스의 비
'매스를 기리며: 매스의 비'는 전국광 작업이 ‘쌓다’에서 ‘허물다’로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 섹션이다. 작가는 1970년대 다양한 ‘적’ 시리즈를 제작하며, 작품의 중량감 때문에 운반·제작비·노동력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이러한 부담은 그가 매스의 무게에 얽매이지 않고 더 자유롭게 작업하고자 하는 열망을 키웠고, 1970년대 후반부터 변화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의식 변화는 1970년대 후반의 ‘적-변이’를 거쳐 1980~81년 기하학적 패턴을 강조하고 매스의 무게를 덜어낸 일련의 실험적 작품들로 이어진다. 평면구조, 평면분할, 입체분할, 매스와 탈매스 등이 그 예이며, 이 작업들에서는 매스를 줄이고 구조적 변주를 강화하려는 작가의 시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1981년에는 평면적이면서도 입체 효과가 강한 매스의 비를 제작하며 매스의 중요성을 다시 언급하지만, 동시에 무게의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내비친다. 작가 스스로도 “실제 매스와 보이는 매스의 문제”를 고민했다고 말하며, 이는 이후 198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매스의 내면’ 시리즈의 전환점이 된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조각가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 두 번째 섹션은 정면뿐만 아니라 전시공간을 한 바퀴 돌면서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세 번째 섹션
허무는 친구: 적의 적
허무는 친구: 적의 적은 작가가 매스 자체보다 그 내부 구조에 관심을 돌리며 1980년대 새롭게 전개한 ‘매스의 내면’ 시리즈를 소개하는 섹션이다. ‘적’의 첫 의미가 ‘쌓는다’라면, 두 번째 의미는 ‘싸운다’로, 작가는 이 두 의미를 바탕으로 기존 ‘적’ 시리즈에서 다루던 매스의 개념을 해체하고 그 내부를 드러내려 했다.
1981년 매스의 비 이후 전국광은 매스의 무게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통 조각 재료뿐 아니라 철, 아크릴, 점토, 종이, 나무가루 같은 다양한 재료 실험을 진행한다. 특히 철과 나무가루 조합처럼 가벼운 재료를 쌓아 올리며 매스를 해체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작품 일부를 비워내거나 관을 삽입해 내부 공간을 드러낸 시도 역시, 최소한의 형태로도 강한 매스감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의 방법이었다.
이러한 실험들은 전체 매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구조 내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었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조형 감각을 발현하게 했다.
이번 공간 또한 작은 방에 여섯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작품은 물론 작품의 그림자, 작품을 투과하면서 생기는 조명과의 조화등이 감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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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층 중앙통로를 건너 다음 전시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복도에는 전국광 작가 스케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품으로 아트샵이 있어도 좋을 것 같네요.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 세번째 섹션 이어서 진행됩니다.
매스의 내면 Inner mass. 1983
쇠파이프 Iron pipes. 30×180×180cm. 대구미술관 소장
매스의 내면 - 자유의... Inner of Mass - Freedom.... 1985
나무, 노끈 Bronze, Wood, string. 320×30×30cm. 경기도미술관 소장
입체작품 이외에도 다양한 전국광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유 - 일백팔개의 치성탑, 1989년
자유 – 일백팔개의 치성탑〉은 작가가 생애 말기에 제작한 부조 작품으로, ‘쌓기’라는 그의 조형 방식을 평면적 구조로 옮긴 사례다. 1970년대 초반의 〈적〉 시리즈가 비교적 정돈된 매스를 보여준다면, 이 작품은 자연물을 층층이 쌓아 올린 듯한 거친 질감과 자유로운 형태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1980년대 후반의 〈매스의 내면〉 시리즈와도 연결된다. 당시 작가는 나뭇가지, 철사, 각목 등 기존 오브제나 자연 재료를 그대로 활용해 재료 고유의 물성과 존재감을 강조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 연장선에서 자연적 질감과 조형성을 드러낸다.
(좌) 쇠뇌작용 V - 구심충돌, 쇠뇌작용 VI - 원심충돌. 1989
종이에 잉크 Ink on paper, 34×45cm
(우) 매스의 내면 - 자전은 공전을 우선한다 드로잉.1967.
종이에 펜 Pen on paper. 10×14cm
매스의 내면 - 자력 - 0.027㎥의 공간 (1986)
전시장 모서리에서 두 벽을 지탱하는 유기적 생명체처럼 보이도록 설치된 작품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사용된 재료의 총 부피는 0.027㎥이며, 하나의 각목 길이가 30cm여서 모든 재료를 합치면 30×30×30cm의 입방체 부피와 같다.
작품은 이 최소한의 재료가 전시장 구조에 맞춰 변형될 수 있도록 제작되었고, 천장의 한 지점을 중심으로 양쪽 벽을 버티며 서 있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따라서 각목은 공간 조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접히고 펴지며 형태를 바꾼다.
이 작품은 1980년대 후반 전국광이 진행하던 ‘매스를 허무는 실험’의 연장선에 있으며, 그가 고정된 덩어리에서 벗어나 유연한 조각, 열린 조각으로 나아가려 했던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마지막 네 번째 섹션 예술가의 목소리로 마무리됩니다.
네 번째 섹션
예술가의 목소리
작가의 수필, 작가노트 등의 자필 원고와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육명심 Yook Myongshim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 - 전극광
Portraits of Artists Series - Chun Kook-kwang
1980(2021 인화) 종이에 디지털잉크젯프린트 Digital inkjet print on paper 76.2×50.7cm
육명심 작가는 우리나라 예술과와 문학가의 초상 작업을 주로 한 사진작가입니다.
그리고 전국광 작가노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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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나와 너희들 그리고 나들, 1989년
나들은 작가가 1990년 타계하기 직전 후반부에 제작된 작품으로 자유의지를 향한 작가의 열망을 잘 함축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나의 유닛이 각기 다른 재료와 다른 형태로 변주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제목의 ‘나들’이 암시하듯 자유를 갈망하며 다양한 실험을 꾀하는 제1, 제2, 제3… 등의 자신이 투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또한 1981년 제작된 〈매스의 비〉와 연결해서 이해할 수도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좌대 위에 유사한 형태가 각기 다르게 변주되어 보여진다는 점에서 ‘반복을 통한 변주’라는 전국광 조형문법의 핵심을 공통적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번 조각가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 실내공간 마지막은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야외전시 공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정원에도 전국광 작가의 작품이 야외전시되어 있습니다.
매스의 내면, 1987년
대형 야외 조각 〈매스의 내면〉은 2011년 성곡미술관 개인전 《매스의 내면 – 전국광을 아십니까》 이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작가의 작업실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던 작품을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보존·수복했으며, 관련 과정은 장준호 조각가의 인터뷰 영상으로 전시장에서 소개된다.
이 작품은 과거 철로에 쓰였던 단단한 목침을 재료로 삼아, 전국광 특유의 자연스럽지만 구조적인 조형을 힘 있게 드러낸다. 작품은 압도적인 매스감과 함께 관람 위치에 따라 다른 인상을 주며, 남서울미술관 야외 정원에 새로운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 미미의 전시회 후기입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3곳의 갤러리가 있는데요. 롯데뮤지엄은 새로운 전시회를 준비 중이고. BGN 갤러리에서는 김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는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에서 열리고 있는 미미 작가 개인전 소식
| LOVE IS HEAVEN, LOVE IS HELL
장소 : 롯데월드타워 1층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
기간 : 11월 1일(토)부터 12월 31일(수)
관람료 무료
이번 신진 작가 미미의 신작 약 26점을 선보이는 국내 첫 개인전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미미 작가의 초기작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자 숭고하면서도 동시에 파괴적인 감정인 '사랑'을, 천국과 지옥을 차용해 16단계로 나눠 심층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시각화했다고 합니다.
미미 작가, 국내 첫 개인전 'LOVE IS HEAVEN, LOVE IS HELL'이 열리고 있는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는 카페형 갤러리로 작품 감상에 집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주변 식사하시거나 티타임중이신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이동해야 해서...
다소 거칠기도 하고, 도발적인 미미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BROKEN HEARTED BOY (with. Pratik Sehajpal)
브로큰 하티드 보이
이 작품은 인도의 배우 ‘Pratik Sehajpal(프라틱 세하잘팔)’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그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미미 작가의 각각의 작품에는 작품의 제목과 함께 그림의 배경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느낌의 전시회와 작품들...
Kill This Love
I WON'T SING THIS LOVE SONG ANYMORE
Hotter Than Hell
지옥보다 뜨거운 A Poisoned Paradise
BAD ROMANCE
배드 로맨스
LOVE ME HARDER CRAVE ME MORE HOLD ME TIGHTER
ON THE WAY TO HEAVEN
천국으로 가는 길
㈜리바인, 노바프람(NOVAPHRAM)
이번 미미 작가 전시회 기간동안 한정판 향수와 와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Temptation
사랑을 선과 악으로 이야기하는 미미 작가 전시회는 올해 말까지 롯데월드타워 1층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선인장과 개구리 매우 이질적인 두 소재를 가지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김별 작가 개인전 관람후기입니다.
”개구리는 더 높이뛰기 위해 더욱 움츠러든다.“
모든 것이 멈추고 거대한 불안이 나를 잠식시킬 때, 나는 지난 일기장을 들춰본다. 지나온 시간 속에는 봄날의 햇살 같은 좋은 날도, 매섭게 칼바람 부는 차디찬 날도 있었다. 꽃이 피고 지고, 빛과 어둠이 교차되고, 사람을 만났다 헤어지고, 밀물과 썰물처럼 감정이 넘나들다 다시 고요해진다.
서로 대립하고 의존하는 우주적 반복 속에 다시금 안정감을 느낀다. 무한히 반복되는 날들을 뚜벅뚜벅 걸어온 나는 날실과 씨실을 켜켜이 짜내는 삶의 직조사이다. 다양한 오색실로 수놓듯 내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을 탄탄하고 견고하게 엮어낼 것임을 알기에 다시 앞을 향해 움직여 본다. 멈춤을 멈추고 한 발 도약해 본다.
- 작가노트 -
이번 김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BGN 갤러리 모습입니다. 십자형 전시공간으로 사진속 공간에서 약 3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LEAF 김별 개인전
잠실 롯데월드타워 11층 BGN갤러리
11. 06(목) – 12. 09(화) / 월–토 10:00–18:00
무료 관람, 유료 주차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주차장 이용)
고요한 진심(겨울, 봄, 여름, 가을) 연작
2025 Oil on canvas 각 162.2 x 130.3 cm
이번 김별 전시회 LEAF에서는 작가의 5계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첫 공간에서는 봄부터 겨울까지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요한 진심: 봄
Oil on canvas 162.2 X 130.3 cm
고요한 진심: 겨울
Oil on canvas 162.2 X 130.3 cm
개구리는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더욱 움츠리고, 그 순간은 상실을 희망으로 바꾸는 시작이 된다. 작가에게 개구리의 도약은 연약함 속에 깃든 강인함이며, 곧 우리 모두의 삶을 비추는 은유가 된다.
선인장의 날카로운 가시는 현실의 척박함을 품은 동시에 자신을 지켜내는 의지로 서 있다. 공존할 수 없는 두 존재의 만남은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처럼 인생의 양면을 담아낸다. 모든 것은 대립이 아닌 연결과 공존이며, 어둠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작품은 어둠을 품은 삶을 긍정으로 승화시키며, 연약하지만 강인한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가 더 높이 도약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선인장과 개구리, 그리고 물...
별이 보이는 집
2025 72.7×90.9cm Oil on canvas
WEAVER
2024 89.4×145.5cm Oil on canvas
아빠의 편지 , 2025, Oil on canvas, 72.7 x 53.0 cm
물 위의 편지, 2025, Oil on canvas, 60.6 x 72.7 cm
김별 작가는 자신을 ‘삶의 직조사’라 말합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불안정한 삶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확신 없는 여정 위에 자신의 작업을 묵묵히 이어갑니다.
작가는 꾸준히 오일작품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작가 김별 인스타그램에 방문하시면 작품 과정 및 많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 작품 설명이 없는 부분이 다소 아쉬운데, 인스타그램에서 다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Inside the Season_ 안으로 들여온 계절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고요 속에서, 작가는 지난 시간을 되짚습니다. 일기장 속 따스한 기억과 차가운 바람 같은 순간들,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 넘실대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삶은 마치 날실과 씨실로 직조되듯, 천천히 짜여갑니다. 작가는 자신을 ‘삶의 직조사’라 말합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불안정한 삶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확신 없는 여정 위에 자신의 작업을 묵묵히 이어갑니다. 이 전시는 예술가로서 흔들리는 삶의 리듬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라난 창작의 시간을 보여줍니다. 매일 새벽 어둠을 뚫고 도착한 작업실에서, 작가는 빛이 되리라 믿었던 작은 불빛을 하나둘 모았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작업들은 외부의 계절을 들이지 못했던 시간 속에서 스스로 피워낸 ‘나만의 계절’입니다.
어두움이 강할수록
100.0cm x 72.7cm _oil on canvas_2023
이번 BGN갤러리 김별 개인전에서 마음이 끌리는 작품 중 하나!
전시회 종료 직전에 방문하고 작성한 포스팅이어서 아마도 저의 블로그에 방문하셨으면 전시회가 끝났을 것 같은데요. 김별 작가님은 최근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 다른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현대조각에서 테라코타와 석고 마스크 작업을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을 조용하고 절제된 형상으로 표현한 작가 권진규의 유족들이 기증한 작품들이 2023년 오늘 소개하는 이곳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층에 '권진규의 영원한 집' 이름으로 상설전시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현대 미술을 이야기 한다면 조각가 권진규 작품이 빠질 수 없는데요. 특히 그의 테라코타 작품은 미술을 사람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권진규의 영원한 집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상설전시 '권진규의 영원한 집'을 상설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도쿄 무사시노미술학교 시기의 '새로운 조각', '오기노 도모', '동등한 인체'와 서울 아틀리에 시기의 '내면', '영감', '인연', '귀의' 등 7개 소주제에 맞춘 작품과 자료로 구성돼 그의 작업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데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 권진규, 작품과 함께 이곳에서 영원히 함께하시길...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1층 7개의 공간에서 조각가 권진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전시개요
2021년 7월, (사)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은 많은 분들이 권진규 작가의 작업을 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141점을 기증했습니다. 이번 기증에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조각, 소조, 부조, 드로잉, 유화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1950년대 주요 작품이 다수 포함된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닙니다.
2023년 미술관은 작가의 50주기를 맞아, 벨기에영사관이었던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층의 다섯 전시실을 권진규 상설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권진규가 말한 진정한 작품이란 주변 대상을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해 그 본질만을 담아내는 것이었으며, 그가 추구한 것은 사실적 묘사보다 사라지지 않는 영혼과 영원성이었습니다. 그는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 현세와 내세,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결국 이를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모더니티를 구축했습니다.
그가 남긴 "진실의 힘의 함수관계는 역사가 풀이한다."라는 말처럼, 오늘날 제약이 거의 없는 동시대 미술 환경에서 그의 작품은 새롭게 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미술관은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상설전시 '권진규의 영원한 집'을 마련했습니다. 전시는 도쿄 무사시노미술학교 시기의 '새로운 조각', '오기노 도모', '동등한 인체', 그리고 서울 아틀리에 시기의 '내면', '영감', '인연', '귀의' 등 일곱 개 소주제로 구성해 작가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앱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 오디오가이드 이용 가능합니다.
새로운 조각 New Sculpture
권진규는 1953년 3월 무사시노미술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연구과에 남아 작업을 이어갔으며, 같은 해 니카회가 주최한 제38회 니카전에 말 조각 세 점을 출품했습니다. 니카회는 1914년 문전 미술전의 서양화부에 반발한 신진 작가들이 결성한 단체로, 유파와 관계없이 새로운 가치를 존중하고 창작의 자유를 지향하며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조직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조각에서 드물게 사용되던 돌을 선택해 육면체의 구조를 유지한 채 각 면을 서로 다른 깊이와 형태로 조각한 '기사'(1953), '마두 B'(1953) 등을 선보여 특대특취를 수상했습니다. 이는 니카회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자유로운 조형 실험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학교에서 석조와 테라코타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뛰어난 솜씨로 동료와 후배들에게 존경받았고, 일본 미술계에서도 빠르게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기사騎士'(1953)는
제38회 니카전에서 특대를 받은 작품으로, 겉보기에는 직육면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말 위에 올라탄 기사의 팔·다리·머리가 정면에서 드러납니다. 반대편 면에는 말머리와 연결된 기사의 신체가 표현되어 있으며, 앞면은 말머리, 뒷면은 기사의 등이 보이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말머리에서 갈기, 그리고 기사의 머리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며, 다섯 면 모두가 서로 다르게 조각되어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동물의 형태는 단순하게 처리되었지만 고부조로 표현된 기사와 저부조의 말머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으며, 세부 표현을 줄이고 돌의 질감을 살려 원시적 분위기가 강조됩니다.
권진규의 작품 중에서는 말 조각작품이 많이 있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에서도 조각가 권진규 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런 모양의 작품은 또 새롭네요.
권진규의 말 드로잉...
이 권진규의 말 작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에는 권진규 작품 3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고려대학교에서 권진규 작품을 소장한다고 했을 때 작가가 매우 좋아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권진규의 말 작품은 아래 지난 포스팅 참고하세요.
조각가 권진규는 1951년, 3학년 때 같은 아틀리에에서 실기 수업을 받던 서양화과 2학년 오기노 도모에게 모델을 부탁했다. 그가 <도모>(1951)를 제작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교제를 시작했다. 그는 1952년부터 여름이면 도모의 본가 근처 산장에 머물며 점토 작품과 목조불상을 제작했다. 도모의 부모는 그의 불상을 미술관에 팔아 주기도 했다. 그는 1954년 영화세트 제작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까지 도모의 부엌 소득으로 생활했다. 1955년 여름에는 도모의 본가 근처에서 가마에 기와를 굽는 것을 보고 테라코타를 시작했다. 이때 그는 도모 아버지의 부탁으로 목조 공양상을, 본인 작품으로 <나부裸婦>(1955) 등을 제작했다.
1959년, 그는 어머니의 병세 악화로 귀국을 결심했는데, 한일수교 전이라 도모와 혼인신고만 하고 홀로 귀국했다. 그러나 그는 무슨 이유인지 도모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1965년 도모의 부모가 보낸 이혼서류에 동의했다. 결국 둘은 헤어졌지만 권진규에게 도모는 훌륭한 모델이었고 예술적 교감과 생계를 나누었던 동료이자 연인으로 그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도모'(1951)는
작가가 일본 유학 시절 만난 후배 도모를 모델로 만든 두상으로, 당시 사진과 비교하면 도모의 얼굴을 비교적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우 대칭을 엄격히 맞춘 구도이며, 얼굴 중심에는 석고 뜨기 과정에서 사용된 쪼갬 볼의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테라코타임에도 브론즈처럼 채색한 점도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1959년 어머니 병환 소식을 듣고 작가가 급히 귀국하면서 이 작품은 오랫동안 도모가 보관하고 있었고, 도모가 세상을 떠난 뒤 재혼한 그녀의 남편 가사이 세고가 가진 것을 권경숙 선생이 다시 구입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나부'(1955)는
작가가 일본에서 머물던 1955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 '여성입상'·'보살입상'과 함께 목조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연인이던 도모의 아버지로부터 공양상 제작을 부탁받으며, 머물던 곳 근처 배나무 밭에서 얻은 나무로 작업했습니다. '여성입상'이 주문 작품답게 매끈하게 다듬어진 것과 달리, '나부'는 아프리카 원시 조각을 떠올리게 할 만큼 얼굴과 머리 형태가 거친 편입니다.
왼쪽 무릎을 살짝 굽히고 오른쪽 다리에 무게를 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하며, 시선도 정면이 아니라 다리가 향한 왼쪽으로 돌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작업 과정에서 코는 떨어져 나갔으나 조각도의 결이 남은 얼굴, 격자 형태로 새긴 구불거리는 머리 모양 등에서 당시 작가의 진지한 태도와 집중이 잘 느껴집니다.
내면 Inner World
조각가 권진규는 여느 작가들처럼 자신의 얼굴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자화상, 자소상, 자각상 등을 남겼다. 뛰어난 작품은 집요한 자아 탐구와 자아 성찰을 통해 자신의 내면 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의 자소상 또는 자각상 형태는 마스크, 두상, 흉상 등으로, 재료 역시 테라코타, 나무, 석고, 건칠 등으로 다양하다. 1950년대 자화상은 골격에 대한 그의 정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1958년 제4회 이치요오회—陽會 미술전람회에서 이치요오상—陽賞을 수상한 테라코타 <두상>(1958년경)은 부드러운 인상과 그윽한 눈빛을 갖고 있는데, 부르델의 작품처럼 석고 틀에서 흙을 제거할 때 생긴 선이 그대로 남아있다.
테라코타 <자소상>(1968) 역시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만큼 정제된 표현, 응축된 내면세계로 서슬이 푸르다. 그러나 1970년대 자소상은 세 번째 개인전에 대한 저조한 반응, 동상제작과 해외전시의 무산, 건강 악화 등 그가 처한 여러 악재를 반영한 듯 고뇌에 차 있다. 이들은 시기별로 양식과 표현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권진규의 개인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내면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작가의 사진과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비록 생을 자살로 마감한 짧은 생이었지만 그의 불꽃같은 인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권진규의 일본인 부인 도모. 왜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그녀를 버렸을까?
'자소상'(1960년대)은
정면을 응시하는 큰 눈과 굳게 다문 입술 등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얼굴을 마스크 형태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일본 유학 시절부터 자신의 얼굴을 마스크로 만들어 왔으며, 이 작품은 넓은 이마와 뒤가 뚫린 구조가 특징입니다. 찌푸린 양미간은 당시 작가가 겪던 내적 갈등과 현실적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여러 자소상을 남긴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작품들에는 이처럼 삶을 성찰하는 태도와 더불어 세상으로부터의 고립감,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가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권진규 마스크
무언가 느낌이 다르다고 했느데,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뒷면, 작품이 이렇게 관리되고 있었구나...
동등한 인체 Equal Body
조각가 권진규는 일본에서 남성상과 여성상을 많이 제작했고, 졸업작품으로 둔신대의 <나부裸婦>(1953)를 제작했다. 현존하는 남성 나상裸像으로 <남성입상>(1953년경)은 부르델에서 시미즈로 이어지는 인체의 사실적 구조와 섬세한 근육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연구과에서도 여성상을 꾸준히 제작했다. <나부>(1953–54)는 두 다리를 땅에 단단하게 딛고 선 당당한 자세가 인상적이다. <여성입상>(1954)은 콘트라포스토 자세로 신체 각 부분이 조금씩 틀어져 자연스러우며, 석고의 거친 질감과 어두운 채색이 눈에 띈다.
웅크린 아프로디테 Aphrodite accroupie>를 모본으로 한 <나부>(1954)는 섬세한 근육이 돋보인다. 네 개의 나상은 남녀의 신체적 차이보다 인체의 공통적인 구조와 질감을 강조한 작품이다. 이후 그는 1968년 일본 개인전을 위해 다양한 동작의 작은 나부상을 많이 제작했다. 당시 일본 조각가들이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강조한 관능적인 여성상을 만들었다면, 그는 생명력을 강조한 강건한 여성상을 만들었다. 권진규는 작품을 통해 구조와 본질을 구현하고자 했기 때문에 남성상과 여성상에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남성입상'(1953년경, 사후제작)은
작가가 일본 유학 시절 만든 브론즈 작품을 다시 브론즈로 재제작한 것으로, 1950년대 초 무사시노미술학교에서 익힌 조각 기법과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동작은 단순하지만 거칠게 처리된 표면에서 작가 특유의 감정이 드러나며, 고개를 숙인 사색적 표정과 길게 변형된 인체는 작가의 고독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두 팔을 생략하고 머리를 작고 단순하게 표현해 전체적으로 수직적 긴장감이 강조되었으며, 비록 초기작이지만 인체 연구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은 조각상이지만 질감이나 느낌이 상당히 강한...나는 3번째 작품이 가장 느낌이 좋다.
나부'(1953–54)는
머리를 뒤로 올린 채 두 팔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선 여성 나상으로, 두 발을 벌리고 몸의 중심을 왼쪽에 두어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고 왼쪽 다리가 거의 수직에 놓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쇄골의 높이 차이, 복근과 대퇴부로 이어지는 근육, 왼쪽 엉덩이에 실린 힘 등은 작가가 인체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충실하게 묘사하려 했음을 보여줍니다.
재료는 석고에 어두운 색을 올려 테라코타나 브론즈처럼 보이지만, 흙으로 형태를 만들 때의 기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얼굴은 눈·코·입이 조각도로 거칠게 자리 잡혀 있으며, 표면 전체에는 작은 흙 알갱이를 붙여 펴 발랐던 흔적이 남아 작가의 손자국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거칠고 표현적인 질감은 권진규 작품 전반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서울아뜰리에
조각가 권진규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38살 이후부터의 활동...
1973년 자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지 못했구나.
영감 Reference
권진규는 3년간 불어를 공부해 부르델의 원서를 독파했을 정도로 그를 좋아했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부르델은 서구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 아케이즘 양식을 근원으로 새로운 미술을 추구했다. 그 역시 동서양의 고대 유산을 참조한 그만의 강건하고 응축된 형태의 작품으로 변치 않는 본질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동서양의 미술만이 아니라 전통, 문학, 음악, 자연 등 다양한 분야에 깊이 몰두했고, 이를 작품에 유연하게 반영해 새로운 작품을 창조했다.
<춤추는 뱃사람>(1965)은 고대 에게 초기 키클라데스(Cycladic) 문명의 여신상처럼 단순하게 표현된 사람 얼굴과 부르델의 작품처럼 다양한 표면 질감을 가졌다. 1968년 일본 개인전에 출품된 소품 나상은 7월 19일자 『도쿄신문』에서 부르델, 마이올(Aristide Maillol, 1861–1944), 이집트, 그리스 타나그라 조각 등을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앉아 있는 여성>(1972)은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의 카리아티드(Caryatid)를, <흰 소>(1972)는 이중섭의 <황소>(1953)를 모본으로 했다. 권진규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했고, 이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작품을 창조했다.
'춤추는 뱃사람'(1965)은
부조 '두 사람'(1964)과 제작 방식과 표현이 비슷한 작품으로, 인체를 매우 단순하게 처리해 얼굴도 코만 표현된 추상적 형태를 보입니다. 작가의 '드로잉 북 3'(1964)에는 초기 키클라데스 문화의 유물과 여인상, 하프 연주자에 대한 메모와 드로잉이 남아 있는데, 이는 에게 문명 초기의 '키클라데스' 조각을 참고해 이 작품과 '두 사람'에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응형
여러 면으로 이루어진 구성에서 몸통은 작은 흙덩이를 콩알처럼 하나씩 붙여 만들었고, 배 부분은 직사각형 무늬를 찍어낸 듯한 효과를 줍니다. 바탕은 표면을 섬세하게 긁어 다양한 질감을 만들었는데, 이는 작가가 영향을 받았던 부르델의 방식과 닮아 있습니다. 완성된 조각들은 각각 구운 뒤 합판 위에 석고와 접착제로 고정해 하나의 화면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서 있는 여성...
'앉아 있는 여성'은
한쪽 무릎을 세우고 머리 옆을 손으로 받친 자세의 작품으로, 작가의 드로잉 북에 남아 있는 모딜리아니의 카리아티드 모사 드로잉에서 그 기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리아티드는 고대 그리스 신전에서 기둥 역할을 하던 여성상으로, 모딜리아니는 이를 나상 형태로 약 70점 이상 그렸으며, 권진규의 드로잉 북에는 다양한 동작의 여체와 함께 '모딜리아니'라는 글씨가 있어 이 작품의 도상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의 소형 인체 조각들은 신라 토우부터 서양 근대미술까지 폭넓은 양식을 참고해 만들어졌으며, 그는 다양한 동세를 꾸준히 연구해 이를 풍부한 양감의 조각으로 발전시키셨습니다.
멀리서 볼 때 무슨 흙 덩어리가 전시되어 있나 했는데요.
작품 제목은 고양이 머리 입니다.
김종영 작품에서 느껴지는 천재성... 갖고 싶다.
만약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 아트샵이 있다면 난 바로 겟...
'흰 소'(1972)는
이중섭의 '황소'(1953)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작가는 1972년 3월 열린 이중섭 15기 유작전을 두 번 방문하며 '황소'와 '흰소' (1954년경)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는 급히 가지고 있던 '황순원 전집' 2권 안쪽에 이 그림들을 스케치했는데, 우연히 그 책에는 '황소들'이라는 단편도 실려 있었습니다.
권진규는 이중섭뿐 아니라 김환기, 박수근의 작품도 자주 칭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흰 소'(1972)는 매우 빠른 속도로 완성되었으나, 이중섭의 소처럼 생동감과 힘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특히 생전 마지막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정말로 느낌 좋다. 너무 좋다.
인연 Nidana
권진규는 1965년 첫 개인전 이후 여성 두상과 흉상을 본격적으로 제작했다. 전시에 감동한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생 이선자가 아틀리에를 찾아와 조각을 배우고 모델을 서면서 그는 1966년에 <선자>를 다수 제작했고, 선자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두상 작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친척 권옥연이 소개한 유준상이 우선한 여성들과 홍익대학교 제자들을 대상으로 흉상을 제작했다. 그는 작품에 대상의 내적 세계를 담기 위해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을 모델로 삼았고,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입체적인 얼굴을 선호했다. 고대 이집트 미술이 대상을 표현할 때 세부적인 표현보다는 대상의 본질에 집중했던 것처럼, 그의 흉상 역시 정면을 향한 단정한 얼굴, 먼 시선, 앞으로 살짝 뻗은 긴 목, 간결한 흉부로 그 정수를 드러냈다.
1970년대에 그는 기존 테라코타용 석고 틀을 사용해 건칠 여성흉상을 제작했는데, 삼베를 거칠게 붙이고 옻을 어둡게 칠해 같은 틀에서 나온 테라코타 작품보다 더 고양된 정신성을 드러냈다. 권진규가 독자적인 여성상을 구현할 수 있던 것은 개인전을 계기로 인연을 맺고, 그들과 내적 교류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래 두 흉상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니...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에서 흥미로운 작품 두 점
'경자'는
1967년 홍익대학교 제자 최경자를 모델로 만든 테라코타 조각의 틀을 활용해, 1971년경 다시 건칠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일찍부터 건칠에 관심을 보였고, 1969년 집 근처 부흥교회에서 의뢰받은 그리스도상을 만들며 본격적으로 이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주로 삼베를 사용했는데, 당시 집에 삼베 이불이 많았던 점과 삼베가 오래가고 한국적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그 재질의 특성을 적극 살렸다고 합니다.
'경자'는 마치 삼베가 헤지고 빛이 바랜 듯 보이지만, 이는 건칠 작업의 고유한 질감이며 작가의 의도입니다. 건칠은 천과 옻칠을 재료로 하고 속이 비어 가벼운 기법이지만, 작품이 풍기는 분위기는 오히려 깊고 단단한 내면을 담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예선'은
신인 소설가 신예선을 모델로 만든 작품입니다. 신예선은 1966년 '에뜨랑제여 그대의 고향은'을 출간했고, 작가님은 이 책을 읽은 뒤 직접 모델을 부탁해 작품을 제작하셨습니다. 그는 권옥연, 김흥수 화백과도 깊이 교류했던 만큼, 당시 권옥연이 두 사람을 연결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후 신예선은 미국으로 이주해 글쓰기를 이어가며 극작가와 음악인 등 여러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영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작가님 역시 그의 문학적 열정과 단단한 내면을 일찍이 이해하고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권진규의 느낌 가득한 경자와 예선의 뒷모습...
\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권진규가 자살한 1973년 고려대학교 미술관에서는 권진규의 작품 3점을 구입합니다. 고려대학교박물관에 전시된 권진규의 작품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하세요.
권진규는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자라 불교적 세계관을 가졌고, 이는 그의 삶과 작품 전반에 스며들었다. 그는 속리산 법주사 미륵 대불 마무리를 시작으로 꾸준히 불상을 제작했다. 그의 <보살입상>(1955)은 몸은 보살이나 머리는 부처로, 전형적인 도상에 얽매이지 않았고, 이는 1970년대 불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귀국해 순수 지은 아틀리에에서 마치 수행자처럼 작업에 정진했는데, 1960년대에 강건한 동물상, 다양한 참조물을 반영한 부조, 영혼이 깃든 여성 흉상 등으로 고유의 작품세계를 확고히 구축했다.
그는 불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으로 제1회 개인전에 <입산>(1964–65)을, 제2회 개인전에 <비구니>, <춘업녀> 등을 출품했다. 1971년 초, 그는 절에서 수양하며 불상을 제작했고, 6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불교적 세계로의 고뇌 어린 침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해 제3회 개인전에는 건칠 불상 11점을 출품했는데 반응이 저조했다. 이에 바라던 일들이 무산되고 건강까지 악화되자 1973년 5월 권진규는 영원히 사는 작품을 두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권진규 자소상
권진규의 병세가 깊어진 1970년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입산'(1964–65)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일주문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관련 드로잉에 적힌 ‘1964.12. 목조 입산’이라는 기록과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올린 구조로 볼 때 일주문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주문은 세속의 번뇌를 끊고 진리의 세계로 들어감을 의미하는데, 이 조각은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대표작으로 평가됩니다.
작품은 1m가 넘는 큰 규모로, 권진규 작품 가운데 드문 대형 목조 작업입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한옥의 결구 방식처럼 각 부분을 연결한 점이 특징이며, 단순하고 소박한 형태와 나뭇결을 살린 우아한 마감은 전통 목조 건축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불상'(1970년대)은
시무외인(손바닥을 밖으로 향해 들어 올린 자세, 두려움을 없앤다는 뜻)과 여원인(손바닥을 밖으로 향해 내린 자세, 중생의 바람을 이루어 준다는 의미)의 수인을 함께 표현하려다 미완으로 남은 목조 불상입니다. 얼굴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비례 판단은 어렵지만, 약 5등신에 가까울 만큼 머리가 큰 편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 유학 시기 제작된 '보살입상'(1955)처럼 머리 중앙을 봉긋하게 표현하고 나발을 생략했으며, 작가는 1970년대 불상을 만들 때도 전통적 도상을 엄격히 따르지 않았습니다. 불상 제작 자체를 자기 성찰의 과정이자 독자적 창작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얼굴 윤곽은 잡혀 있으나 장신구가 보이지 않고,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함께 사용한 점으로 보아 아미타불과 같은 불입상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화강암으로 제작된 불상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 전시장을 지나 나오면 스케치북과 도록이 전시되어 있고, 지유롭게 열람이 가능합니다.
아무생각 없이 스케치북을 펼치다가 혹 진품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랐는데.
복사본 입니다. 편하게 감상하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이곳에서 시간 많이 보냈다는...
이곳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전시된 권진규 작가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의 작품들은 이건희 컬렉션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다소 생소한 느낌의 작품은 아래 지난 포스팅 참고하세요.
오늘 소개한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매스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전시회가 2026.02.22 까지 열리고 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상조각과 추상조각 대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열정갤러리 전경입니다. 열정코리아 건물 1층 (반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차는 갤러리 앞 바로 노상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 전시개요 : 𝗩𝗜𝗩𝗜𝗗 𝗦𝗣𝗘𝗖𝗧𝗥𝗨𝗠: 색의 대화
색은 감정의 또 다른 언어입니다. 《비비드 스펙트럼》은 네 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색의 감정과 세계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입니다. 김대성, 유용선, 이은황, 알레산드로 탐포니는 서로 다른 문화와 감각 속에서 색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풍경을 이야기합니다.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비비드한 팔레트가 상상과 욕망, 정체성과 본능의 지점을 어떻게 가리키는지 탐색하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회는 김대성, 유용선, 이은황, 알레산드로 탐포니 4인의 단체전으로 관람시간은 대략 1시간 이내 소요되었습니다. (관람시간은 사당히 주관적이니 참고만 하세요)
이번 전시회는 작품 명제표에 캡션과 함께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QR 인식하면 작가소개와 작품소개를 볼수 있는데요 작가인터뷰 등은 음성으로 제공되니 이어폰 꼭 챙겨 가세요.
유용선은 강렬한 색의 대비와 캐릭터적 이미지를 통해 현대 도시의 욕망 구조를 해부합니다. 광고, 브랜드, 인터넷 밈 같은 시각적 언어를 회화 속에 재조립하며, 익숙한 이미지가 낯설게 변주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그의 작품은 소비와 유희, 유머와 불안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욕망과 쾌락을 재료로 프레임 안에서 하나의 요리를 차려냅니다. 그 안에서 색은 다수의 오브제를 질서 있게 묶어 긴장과 균형을 조율합니다.
Potluck party in happy hour
130.3 x 193.9 cm, Acrylic on Canvas, 2024
인간의 욕망과 쾌락을 모티프로 평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미국 하위문화, 특히 래퍼들의 경제적 성공과 재력, 명성을 과시하는 뮤직비디오와 MTV 등 힙합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로 명품 시계, 보석, 신발, 옷, 고가의 자동차 등 매스미디어가 보여주는 성공에 대한 욕망에 흥미를 느껴 그것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공한 삶에 대한 기준이 개인마다 다르고, 개별적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을 받지만, 많은 이들이 느끼는 ‘성공한 삶’은 브랜드나 사치품 등 물질적으로 치환됩니다. 이러한 이질감과 사람들이 지닌 물질적 욕망을 작품 안에 다양한 브랜드와 이야기로 녹여 보여줍니다.
Still life with a juicy lobster with a better watch than me and beverage
72.7 x 60.6 cm, Acrylic on Canvas, 2024
인간의 욕망과 쾌락을 모티프로 평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미국 하위문화, 특히 유명한 래퍼들의 경제적 성공과 재력, 명성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나 MTV 등 힙합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로 명품 시계, 보석, 신발, 옷, 고가의 자동차 등 매스미디어가 보여주는 성공에 대한 욕망에 흥미를 느껴 그것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728x90
우리는 성공한 삶에 대한 기준이 개인마다 다르고, 개별적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을 받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성공한 삶’은 브랜드나 사치품 등 물질적으로 치환됩니다. 이러한 이질감과 사람들이 지닌 물질적 욕망이 집결된 것을 보여주고자 평면 안에 다양한 브랜드와 이야기를 녹여 작업합니다.
김대성 작가 (KIM Deasung)
김대성 작가는 어린 시절의 상상력을 현재로 소환하는 창구 같은 존재입니다. 금속 조형물에는 형형색색의 그러데이션이 흐르고, 달동네의 밤바람과 골목 끝 달빛, 그리고 상상의 길잡이 토끼와 현실의 쉐도우맨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그의 색은 관객을 현실과 환상 사이의 작은 문턱으로 안내하며, 잃어버린 동심의 온기를 다시 느끼게 해줍니다.
핑크 쉐도우맨
100 x 100 x 2100 cm, 스테인리스 스틸, 2025
밝고 선명한 핑크색 인물은 김대성 작가의 대표적 상징인 '그림자'의 현대적 변주입니다. 팝아트적 색감과 유려한 곡선이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고, 전진하는 자세는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작가는 유머러스한 형태 안에 인간의 순수한 꿈과 내면의 그림자를 함께 담아내어, 현대적 동화 세계로 관람자를 초대합니다.
난 눈을 보고 있으니 무섭다!
꿈꾸는 소년
18 x 13 x 24 cm, 브론즈, 2025
소년이 유니콘을 타고 비누방울을 불며 달리는 장면은 동화적으로 형상화된 작품입니다. 김대성 작가는 환상 속 유니콘과 순수한 소년의 이미지를 결합해, 어린 시절의 꿈과 상상, 순수한 희망의 세계를 따뜻하게 표현합니다. 브론즈 질감의 은은한 색조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조용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동심의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자 산책
16 x 8 x 22 cm, 브론즈, 2025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형태의 인물은 김대성 작가의 상징적 존재인 ‘피터팬의 그림자’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팝아트적 조형 언어와 매끄러운 금속 질감이 조화를 이루며,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잃어버린 순수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작가는 이 걷는 그림자를 통해 현실의 무게를 벗어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내면적 여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쉐도우맨 팔랭이
80 x 10 x 100 cm, 혼합재료, 2024
밝은 핑크 배경 위에 유쾌하게 걷는 토끼 형상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김대성 작가는 ‘피터팬의 그림자’를 모티프로, 동심과 상상 속 존재가 가진 자유로움을 팝아트적 감성으로 표현합니다. 검은 윤곽선과 강렬한 색채의 대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상징하며, 쉐도우맨은 잃어버린 꿈과 순수함을 찾아가는 작가의 상징적 자아로 자리 잡습니다.
비행
80 x 10 x 100 cm, 혼합재료, 2024
밝은 색채와 만화적 선으로 구성된 작품은 하늘을 나는 인물을 통해 자유와 도전의 순간을 표현합니다. 경쾌한 구도와 팝아트적 요소가 어우러져 꿈꾸는 자의 활력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김대성 작가는 동심과 상상의 세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유머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번 열정갤러리 전시회에서 소개된 김대성 작가의 작품들은 입체 조각과 함께 평면 작품도 기존의 회화가 아닌 혼합 재로를 사용해 레이어 형식으로 작업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깔끔한 작품들, 카페나 이런 공간에 잘 어울릴것 같은 작품들...
꿈꾸는 이의 초상
40 x 28 x 65 cm, 알루미늄 주물, 2025
김대성 조각가의 작품 〈꿈꾸는 이의 초상〉은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형상화한 조각입니다. 머리 위에 앉은 유니콘은 순수함과 상상력의 상징으로, 현실 속에서도 ‘꿈꾸는 아이’로 남고자 하는 작가의 자아를 대변합니다. 작품 속 인물은 두꺼운 안경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그 시선은 외부보다 내면을 향합니다. 과장된 머리와 리본, 화려한 색채의 질감은 김대성 작가의 팝아트적 표현 감각을 드러내며, 현실의 무게보다 유희와 상상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표면 위의 다채로운 색의 겹들은 ‘상상’이라는 층위를 의미하며, 한 사람의 기억, 꿈, 상처, 동심이 얽힌 무의식의 지형입니다. 유니콘은 작가가 어린 시절 품었던 ‘불가능 속의 가능성’즉, 현실을 초월하는 창조의 힘을 상징합니다. 이 조각은 단순한 인물상이 아니라, ‘상상하는 인간’에 대한 찬가이며, 우리가 잊고 지낸 내면의 아이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이번 색의대화 (비비드 스펙트럼 / VIVID SPECTRUM) 전시회 김대성 작가 작품 중에서 가장 느낌 좋았던 작품을 뽑는다면 저는 이 꿈꾸는 이의 초상 작품을...
피리부는소년
35 x 20 x 60 cm, 브론즈, 2023
생각하는 그 화가의 그 작품을 모티프로 만든 작품 맞습니다. 뭐 추가 설명은 생략...
이렇게 김대성 작가의 작품 공간은 끝나고...
이은황, Lee Eun-Hwang
이은황의 작업은 인간의 욕망과 관계를 초현실적인 내러티브로 구성합니다. 만화적 요소와 상징, 해학적 장치가 복합적으로 얽힌 인물들은 기묘하면서도 현실감이 있습니다. 원색의 충돌과 과감한 붓터치는 유머와 불안, 쾌락과 혼란이 공존하는 심리적 장면을 만들어내고, 그의 세계에서 색은 감정의 폭발이자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솔직한 언어입니다.
dont stop along the way
60.6 x 60.6 cm, Mixed Media on Canvas, 2025
비틀즈의 'Abbey Road'를 현대적으로 패러디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DONT STOP DANCE WITH ME
80.3 x 116.8 cm, Mixed Media on Canvas, 2025
서로를 껴안고 춤을 추는 두 인물은 사랑을 나누는 듯하지만, 얼굴은 가면과 안경으로 덮여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진심과 들키고 싶지 않은 불안이 사랑의 형태로 포장되어 떠돕니다. 주변에는 동물, 기계, 낙서, 욕망의 파편이 흩어져 있고, 이는 현대인의 마음 속 풍경—순수와 피로, 희극과 불안이 뒤섞인 무의식의 놀이터입니다. 문명은 인간을 보호하지만, 본능을 억누르기도 합니다. 억눌린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 인간은 가장 진실해진다고 느낍니다. 이 작품은 유머러스한 표정 뒤에 숨겨진 가면의 진심과 ‘관계 속의 무의식’을 이야기합니다.
이번 열정갤러리 전시회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
사진보다 직접 작품을 보면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아인슈타인과 달리와 잡스의 티타임
116.8 x 91 cm, Oil on canvas, 2024
‘Inner Gaze’ 시리즈는 안경을 매개로 한 이은황 작가 내면의 시선에 대한 탐구라고 합니다. 작품 제목을 먼저보기 전에 작품을 보고 맞춰보는것도 상당한 관람의 재미
알레산드로 탐포니
Alessandro Tamponi
이탈리아 출신인 알레산드로 탐포니의 색은 도시의 소음 위에 놓인 원초적 리듬입니다. 굵은 블랙 아웃라인으로 구획된 면들이 원색에 가까운 고채도 컬러들로 출렁이며, 교통체증, 자전거, 돼지를 실은 트럭 등 일상 속 정체된 장면들이 프레임 안에서 합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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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과 느림, 인간의 시간과 동물의 시간이 색의 대비 속에서 충돌하고, 만화적 단순화와 큐비즘적 분할, 규칙적인 반복을 통해 개별 표정은 군집의 리듬으로 바뀝니다. 비비드한 팔레트는 공감과 풍자를 동시에 밀어 올립니다
Noè 노아라고 해요
100 x 40 cm, Acrylic on Canvas, 2025
오래전 노아는 대홍수로부터 인류를 구원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인간이 창조한 모든 것이 동물들에게는 대홍수와 같은 위기가 아닐까 하는... 이제는 노아도 전문직이 아니면 수행하기 어렵겠다.
Airbus 380 비행기
80 x 60 cm, Acrylic on Canvas, 2025
Trasporto animali 동물 수송
50 x 70 cm, Acrylic on Canvas, 2025
알레산드로 탐포니 작가의 트래픽 시리즈 두 번째작품 밀리는 차량속에 사람과 동물의 얼굴 표정을 비교해 보시라...
Ciclista 자전거 경기 선수
40 x 100 cm, Acrylic on Canvas, 2025
알레산드로 탐포니 작가의 2025년 트래픽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어디나 자라니는 존재하는 것인가?
Salone di bellezza 미용실
100 x 70 cm, Acrylic on Canvas, 2025
오늘은 올림픽공원 미술관 열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대성 · 유용선 · 이은황 · 알레산드로 탐포니 4인전 '색의대화 (비비드 스펙트럼 / VIVID SPECTRUM)' 소개였습니다.
전시회는 다음주 화요일인 12월 9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관심있으신 분들인 이번 주말에 방문해 보세요.
버려진 양은냄비나 폐철 조각 등 우리의 주변에서 ‘쓰임을 다한’ 오브제를 재활용하여 동물 형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알려진 정의지 작가의 초대형 작품을 언제나 제약없이 감상 가능한 공간 소개드립니다.
전시작품은 별 호랑이 한 쌍과 연리지 작품 전시되어 있고요. 건물 안에도 다수의 정의지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의지 작가 작품 시리즈 중 'Querencia(안식처)'가 대표적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작가는 ‘안식처’라는 개념을 동물 형상의 조각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존재의 의미, 쓸모를 다한 것들의 가치, 소외된 것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정의지 작가는
재료로서 버려진 양은냄비, 쓰지 않는 철 조각 등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자르고 접고 두드려서 조각의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거칩니다. 작가는 “버려지고 소외된 것들”에 관심이 많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 과정은 단순한 조형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기억에 대한 정화(catharsis)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 지젤라이프그라피 서초 오피스텔
정의지 작가 별호랑이 연리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서초동 남부터미널 근처 지젤라이피그라피 서초 오피스텔 공개공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쉽게 다가가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Querencia-별 호랑이
작품크기 : 3800 x 11000 x 5500mm 작품재료 : 버려진 양은냄비, 스테인리스 스틸, 철, 리벳, LED 조명
공개용지에 두 쌍의 별 호랑이가 좌우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정의지 작가의 '별호랑이'는 '별'과 '호랑이'라는 상징에서 알 수 있듯이, 꿈, 희망, 강인함, 재생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호랑이는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간주 되기도 하며, 힘, 용맹, 보호와 권위를 상징하며, 호랑이 꼬리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7개의 둥근 구는 길잡이 별로 여겨지며, 행운과 보호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벽면에는 우리의 꿈과 소망을 담는 타원체의 달과 별을 형상이 더 해지며, 이 둘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호랑이의 용맹함과 달의 부드러움이 결합하여 완전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되며. 따라서 이는 재생과 변화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과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상징한다 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정의지 작가 별호랑이 작품을 지나 지젤라이프그라피 오피스텔 중앙에는 또 다른 정의지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 쌍의 거대한 사슴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Querencia-연리지
작품크기 : 5500 x 5500 x 6000mm 작품재료 : 양은냄비, 스테인리스 스틸, 철, 리벳, 금, 화강석, LED 조명
이번 정의지 작가 작품은 크고 작은 두 마리의 사슴이 서로 지나치면서 그들의 뿔이 서로 만나 하나로 합쳐지는, 연리지를 형상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사슴의 뿔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넘어서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와 그 무게를 견디어 살아가는 힘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그리고 서로 연결된 뿔은 우리가 혼자서는 견디기 어려운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고 서로를 의지하며 견디어 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오늘 소개한 정의지 작가의 작품 연리지와 별호랑이 이외에도 오피스텔 안에는 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안쪽에 전시된 또 다른 정의지 작가의 작품...
져희는 1차 패스트패스 예약 성공해서 오픈 첫 주 주말 저녁에 방문했고요. 오늘은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먹거리, 탈거리, 체험거리 중심으로 후기리뷰 합니다.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800평대 규모로 51개 부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4시 이전에는 무료, 이후에는 유료입장으로 진행됩니다.
|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행사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13미티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이 반짝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잘 보기 위해서는 낮이 아닌 밤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번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트리 주변에 여러곳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사진 잘 나오는 자리는 15분 이상 대기가 필요합니다. 이 또한 기다림의 연속
|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하트 라이트쇼 & 스노우 샤워
저녁 3회 움직이는 대형 하트와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리는데요. 특히 17:30, 19:00, 20:30 에는 하트 라이트쇼와 함께 눈이 내리는 스노우샤워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과 같이 탑 위에 있는 대형 하트가 트리쪽으로 이동하고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과 함께 눈이 내리는 쇼가 진행되는데요.
기대보다는 별로...
특히 여러 홍보영상에서 보는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으로 아름답게 눈 내리는 모양이 연출 되지는 않습니다. 다소 어색한...
트리가 옆에서 눈을 뿜어내는 것 같은 다소 엽기적인 모습이 연출되네요.
|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푸드코트
역시나 행사장에서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죠. 다만 인기 먹거리 매장은 웨이팅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길지는 않아요. 다만 인기 코너는 저녁 6시 전후로 이미 일부 메뉴는 품절되어 있네요.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음식 가격은 다소 비싸네요. 사진속 떡볶이 6,500원, 치즈김말이 7,500원 = 14,000원 입니다.
참고로 사골컵 오뎅 3꼬치에 5,000원, 일반 가격의 1.5배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 문츠 통삼벽 플래터 가격은 11,900원입니다. 이번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푸드코트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입니다. 추천 메뉴 + 맥주 한 잔과 함께
주문한 음식은 실내와 실외 식사가능한 공간이 있는데요.
인원대비 테이블수가 너무 부족하네요. 음식 들고 기약없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일행 중 한 명은 자리확보하시고 나머지 일행은 음식주문 하세요.
| 인기 마켓은 2시간 웨이팅도 발생
이번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다양한 소품과 유명 브랜드의 크리스마스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일부 인기 매장의 경우 태블릿으로 예약하고 입장까지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입장 후 가장 먼저 인기샵 예약이 필수!!! 혹 라부부 관심있으시면 입장 후 가장 먼저 팝마트 예약먼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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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청난 대기줄을 보시라...
| 2025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회전목마
이번 마켓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양대 볼거리인 메리 고 라운드...캐러셀... 뭔 영어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번에는 특별이 업그레이드 된 2층 회전목마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회전목마 타는 즐거움 보다는 느낌 좋은 사진 찍기 좋은 곳입니다. 어린아이와 함께 하셨다면 마차등도 있어 위험하지 않게 부모님과 탑승가능합니다. 키와 몸무게 제한 있는데 별도 검사는 하지 않으시네요.
다만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회전목마는 예약제로 운영되는데요.
사진과 같이 출력시간 18:48분 탑승 가능시간 19:30분 입니다. 웨이팅은 약 20분 정도 한 것 같고요. 즉 회전목마 타려면 1시간 대기는 필요하니, 입장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중에 하나가 바로 회전목마 예약입니다.
회전목마 운영은 사진 충분히 찍을 만큼은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회전목마를 즐기기 보다는 말 탄 배경으로 사진 찌다가 내려오시는 것 같네요.
그래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설은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회전목마가 최고네요.
마지막으로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패스트 패스 구매자는 뱅쇼 한 잔 무료증정 됩니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각角진 백자 이야기'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3층 분청사기·백자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전시회는 조선 17세기부터 등장하여 18세기를 중심으로 유행한, 외면을 모깎기한 백자에 대해 그 제작기법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전시 공간은 해당 전시실 중간 정도 공간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선의 도자기, 분청사기와 백자
분청사기(粉靑沙器)와 백자(白磁)는 조선시대(1392-1897)를 대표하는 도자기입니다.
분청사기는 회청색 흙으로 만든 그릇에 백토를 입힌 뒤 여러 기법으로 장식한 도자기로 분청사기는 고려 말 상감청자에서 유래됐으며, 16세기 중엽까지 만들어졌다고합니다.. '분청사기'라는 용어는 미술사가 고유섭(高裕燮, 1905-1944)이 1930년대에 '분청회청사기(粉靑灰靑沙器)'라는 미술사적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백자는 흰 백색의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유약을 입힌 다음, 1,30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 낸 도자기입니다. 청자보다 더 우수한 기술로 제작된 백자는 조선시대에 널리 쓰였는데, 조선 백자는 절제미와 우아한 품격을 갖춘 뛰어난 품질의 도자기입니다.
조선 건국 후 15세기 중반까지 전국의 자기소와 도기소에서 제작된 분청사기와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백자가 중앙 관청에 진상(進上)됐다. 1467년(세조 13) 무렵 조선 도자기 생산체계를 개편하면서 전국의 주요 요지에 관영자기소를 설치하고, 15세기 말에는 도자기 제조법이 체계가 확립되었는데요. 공납 제도(국가에 바치는 진상)는 공물을 납부할 사람을 필요성에 따라 정했으므로 16세기 중엽에는 분청사기 제작이 중단되었습니다.
사기장의 공방
사람 흙 불 물... 분청사기와 백자를 만드는 공간과 함께
분청사기
먼저 분청사기로 부터 전시는 시작됩니다.
분청사기상감인화모란무니용머리주자 粉靑沙器象嵌印花牡丹文龍頭注子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분청 /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주전자 크기 높이 30.2cm, 입지름 6.8cm, 바닥지름 7.1cm, 전체너비 20.0cm 소장품번호 건희897
분청사기 상감 구름 용무늬 항아리 (지정문화유산 국보) 국보 분청사기 상감 운룡문 항아리(1991), 粉靑沙器 象嵌 雲龍文 立壺), 粉靑沙器象嵌印花雲龍文壺, 분청사기 상감 인화 운룡문 호 전시명칭 분청사기 상감 인화 구름 용 무늬 항아리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출토지 경상북도 - 안동시 재질 도자기 - 분청 /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저장운반 - 항아리 크기 높이 48.5cm, 몸통지름 29.7cm 소장품번호 덕수2411
당당한 양감과 풍만함이 돋보이는 대형 항아리로, 조선시대 분청사기 제작과 함께 등장한 형태입니다. 아가리가 밖으로 벌어지고 몸통이 길며, 바닥이 뚫려 있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는데, 이는 성형한 도자기 벽에 접시로 바닥을 붙이는 중국 원대 대형 자기 제작방식을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무늬는 상감과 인화 기법이 병용되었으며, 윗부분에는 원말 명초 청화백자에 나타나는 여의두 무늬가, 중간에는 용 무늬가, 하단에는 연꽃잎 무늬가 상감되었습니다. 밝은 회색 태토 위에 담청색 투명 유약이 입혀져 있으며, 가는 균열이 특징적이다. 전체적으로 원·명의 선덕자기 영향을 받았지만, 자유롭고 대담한 조선 도자기의 개성이 드러난 작품입니다.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지정문화유산 국보) 다른명칭 국보 백자 상감 연화당초문 대접(1974), 白磁 象嵌蓮花唐草文 大楪, 白磁象嵌蓮唐草文大楪, 백자 상감 연당초문 대접 전시명칭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대접 크기 높이 7.6cm, 입지름 17.5cm, 바닥지름 6.2cm 소장품번호 동원887
고려 연질 백자의 계통을 이은 작품으로, 조선시대 상감백자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 중 하나입니다. 조선시대 상감백자는 일반적으로 유약이 거칠고 상감 기법이 미숙한 경우가 많지만, 이 대접은 마무리가 깔끔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잘 살렸으며, 무늬 표현도 섬세합니다. 단정한 형태에 맞춰 간결하게 표현된 넝쿨 무늬는 중국 원말~명초 청화백자의 문양과 유사하며, 선은 예리하면서도 부드럽다. 대접의 형태는 중국 명나라 초기와 닮았지만, 상감 기법과 유약의 특징은 고려백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 분원 관요에서 15~16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양한 분청사기에서 백자로
분청사기는 지역마다 뚜렷한 개성을 보이며 발견됐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정교한 무늬가 돋보이는 인화 기법의 분청사기가 주로 생산되었습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백토를 바르고 무늬를 새긴 조화 기법, 무늬 주변의 백토를 파내어 무늬를 도드라지게 하는 박지 기법이 많이 쓰였으며. 철화 기법의 분청사기는 충청남도 공주 학봉리에서 생산되었으나 전라남도 고흥 운대리 가마터에도 소량 제작되었습니다. 무늬가 비교적 규칙적인 인화 기법 분청사기와는 달리 조화 기법, 박지 기법, 철화 기법의 분청사기는 무늬를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추상화하는 등 대범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특징입니다.
15세기 후반 이후에는 그릇 표면에 백토를 바르거나 백토 물에 그릇을 직접 담가 백토를 입히는 분장 기법이 사용되었다. 분청사기는 점차 백자와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粉靑沙器 剝地鐵彩牡丹文 扁甁, 粉靑沙器剝地鐵彩牡丹文자라甁, 분청사기 박지 철채 모란문 자라병 전시명칭 분청사기 박지 철채 모란무늬 자라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분청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9.4cm, 지름 24.1cm 소장품번호 덕수6231
자라를 닮은 모습 때문에 자라병이라 불리는 이 병은 끈을 매어 휴대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여행용 물병이나 술병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옹기로 만든 생활용기이기 때문에 분청사기나 백자로 된 것은 드물다. 이 자라병은 몸체 바탕에 백토를 씌워 희게 분장한 후, 모란 무늬를 그리고 바탕을 칼로 긁어 무늬가 도드라지게 표현하였습니다. 긁어낸 바탕에는 철분이 많은 안료를 덧발라 구워 검은빛을 내어 모란꽃이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높였습니다. 대담하고 활발한 모란 구성과 여백을 메운 흑갈색 철채 장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잘 드러냅니다. 같은 시대 백자에도 자라병이 간혹 보이지만, 이 병처럼 낮고 원형의 두 면을 위아래로 맞붙여 완성한 형태는 흔하지 않다고합니다.
조선 백자의 품격, 청화백자
청화백자는 당대 최고급 도자기로 왕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귀한 도자기였다. 조선 초에는 중국 명나라에서 들여온 청화백자를 사용했으나 15세기 중반부터는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식성이 강한 중국 명나라 청화백자를 모방했으나 점차 조선 고유의 색채를 띠며 우아한 청화백자가 제작되었다.
청화백자 제작에 사용된 청화 안료는 고가의 수입품으로 이를 관리하고 백자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궁중에 소속된 전문 화원이 담당했다. 성현(1439-1504)의 『용재총화』의 지리지에서 「신종동국여지승람」에 매번 사용의 책임 관리가 궁중 서화 담당 화원을 이끌책 임 관으로써 도자기 그림을 그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청화 안료의 수입이 어려울 때에는 철화 안료로 그린 철화백자가 만들어졌는데, 청화백자와 마찬가지로 우아하고 세련된 화원의 솜씨가 담겨 있다.
백자 청화 매화 대나무 새 무늬 항아리 ( 지정문화유산 국보) 다른명칭 국보 백자 청화매조죽문 유개항아리(1974), 白磁 靑畵梅鳥竹文 有蓋壺, 백자 청화 매조 죽문호 전시명칭 백자 청화 매화 새 대나무무늬 항아리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저장운반 - 항아리 크기 높이 16.5cm, 입지름 6.2cm 소장품번호 신수4522
청화 안료로 매화·대나무·새를 그린 청화백자로, 초기의 중국식 화려한 문양이 사라지고 조선 특유의 정취가 드러나는 시기 작품이다. 중앙 무늬는 짙고 강하게, 뚜껑·아랫부분·주둥이 주변은 옅게 표현해 입체감과 사실성을 높였다. 관요의 청화백자 그림은 궁중 화원이 담당해, 이처럼 우아한 화격을 지닌 걸작이 많이 제작되었다. 이 항아리 역시 원숙한 필치로 대나무·새·매화를 세련되게 묘사해 강한 회화적 성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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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철화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 ( 지정문화유산 국보) 다른명칭 국보 백자 철화 매죽문 항아리(1974), 白磁 鐵畵 梅竹文 壺 전시명칭 백자 철화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저장운반 - 항아리 크기 높이 40cm, 몸통지름 37.9cm 소장품번호 덕수6294
품격 있는 장중한 형태와 뛰어난 그림으로 알려진 16세기 대표 철화 백자이다. 몸체에는 대나무와 매화나무를 사실적인 필치로 묘사하였다. 대나무는 몰골법으로 농담을 살려, 댓잎과 줄기의 표현을 통해 강한 절개와 고결함을 나타냈다. 반대편 매화나무는 휘어진 등걸과 곧은 잔가지의 대조로 서정적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세련된 필치로 볼 때 궁중 화원의 솜씨임이 분명하며, 이는 사옹원 소속 관리가 매년 도화서 화원을 인솔해 관요에서 도자기 그림을 그리게 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16세기 화단의 사군자 기법을 만나볼 수 있다.
다음 전시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백자로 꽃피운 도자 문화
임진왜란(1592-1598)과 병자호란(1636-1637)이라는 연이은 전쟁으로 17세기 조선 사회는 어려움에 처했다. 궁중에서는 예배용 기물을 고쳐 쓰고 관요에서는 품질이 떨어진 백색 백자를 제작했다. 수입품인 청화 안료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철화 안료로 장식한 철화백자를 제작해 궁중 의례와 외국 사신 접대에도 사용했다.
17세기 후반부터는 관요에서 일하는 장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적인 백자 제작을 허용하는 변화가 있었다. 18세기 전쟁 복구를 완료하고 경제 호황이 증가하면서 백자 수요층이 확장되고 사대부는 물론 부유한 일반 백자가까지 확대되었다. 깨끗하고 깊은 빛은 백자가 다양하게 만들어졌고 특히 문의 취향이 반영된 청화백자가 유행했다.
백자 철화 포도 원숭이무늬 항아리 ( 지정문화유산 국보) 다른명칭 국보 백자 철화포도원숭이문 항아리(1962), 白磁 鐵畵葡萄猿文 壺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저장운반 - 항아리 크기 높이 30.8cm 소장품번호 본관2029
조선 후기 철화백자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걸작이다. 몸통 전면에는 여백의 미를 살려 포도넝쿨과 원숭이를 표현하였다. 철화 안료가 짙게 설채되어 발색이 강하고, 일부는 번지거나 뭉그러져 섬세한 묘사가 드러나지 않지만, 깊고 진중한 색감과 온화한 유백색 바탕, 능란한 구도가 어우러져 원숙한 세련미를 보여준다.
조선 왕실과 의례용 백자
조선 왕실의 대표적인 의례 용기로 ‘용준’이 있다. 용준은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백자 항아리에 청화나 철화 안료를 써서 용무늬를 그린 것으로, 조선 왕실 연회와 제례에서 술을 담거나 꽃을 꽂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조선 초 명나라 용무늬 청화백자를 본떠서 청화백자 용준을 제작했고 이는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에 운영된 경기도 광주 관요 가마터에서 나온 용준 조각으로 알 수 있다. 온전한 형태로 전하는 용준 중에서 가장 연대가 이른 것은 17세기 전반의 철화백자 용준이다. 사회가 안정되기 시작한 17세기 후반부터 다시 청화백자 용준을 제작했다. 1754년(영조 30) 기록에 “청화 안료로 그림 그리는 것은 사치한 풍속이므로 일체 금하지만, 용준은 예의로 둔다.”라고 했을 정도로 용준은 왕실의 의례와 연회를 상징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면 다른 도자기의 방황을 청화 안료로 그린 항아리는 청화백자 용준과 양식 변화를 함께 하며, 왕실의 의례를 비롯해 궁중의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분청사기·백자실 절반정도 감상했네요. 전시장 한 켠에 이런 가림막이 설치된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오늘 포스팅 메인 공간 입니다.
각角진 백자 이야기
조선 17세기, 그릇의 표면에 각(角)이 진 백자가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물레로 만든 그릇의 겉면을 육각(六角)이나 십각(十角)으로 ‘모깎기’한 것입니다. '모깎기'는 모서리가 지게 깎는다는 의미의 우리말인데, 건축이나 공예품에서는 모서리가 지게 깎되 날카롭지 않게 깎아내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백자에서는 17세기부터 나타나 18세기를 중심으로 유행했고 19세기에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백자를 각병(角瓶), 각호(角壺) 등의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릇 표면을 각지게 하는 것은 중국 도자기에도 나타나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조선의 독특한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릇을 만들고 나서 겉면을 깎아내었기 때문에 안쪽에는 각이 지지 않습니다. 외면은 각졌지만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은 까닭에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백자 표면의 여러 면으로 나눠서 여러 그림을 나눠 그리고 시구(詩句)를 한 줄 한 줄 써넣기도 했지만, 하나의 그림을 여러 면에 걸쳐 그러 넣기도 하였습니다.
꽃, 산수(山水), 인물 등의 그림과 시의 내용은, 모깎기한 백자를 애호한 이들이 문의 취향을 지녔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들 각진 백자는 전란(戰亂)으로 침체되었던 백자 생산이 다시금 부흥하는 시기에 등장하고 유행하여 주목됩니다.
한편 18세기 들어 사대부가를 중심으로 가문의 제사가 늘어나고 일상용기와 같은 형태의 제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급을 높이거나 각지게 깎아내어 구별하기도 했습니다.
이 그릇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관심을 두었던 건 백자의 각(角)이었을까요, 면(面)이었을까요. 새롭게 등장한 각진 백자는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었을까요.
검소함을 강조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병의 도드라진 각이 조화로운 백자의 은근한 멋을 함께 느끼게 했을 것입니다.
시가 쓰여진 백자 청화 매화 무늬 각병 전시명칭 백자 청화 매화무늬 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39.4cm, 입지름 7.7cm 소장품번호 덕수1138
시가 쓰인 백자 청화 산수 인물무늬 각진 병 다른명칭 白磁靑畵山水人物文詩銘角甁, 백자 청화 산수인물문 시명 각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현재높이 32.8cm, 입지름 4.8cm, 몸통지름 18.3cm, 바닥지름 9.8cm 소장품번호 동원447
이 백자 청화 산수·인물무늬 각병처럼, 시문과 산수도가 부분적으로만 맞거나 전혀 맞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 이 병은 목이 길고 몸체가 둥글게 부푼 팔각병이다. 앞·뒷면에 큰 능화창을 두고 그 안에 산수문을 넣었는데, 한쪽에는 신선으로 보이는 인물이 흰 새 두 마리를 바라보고, 다른 쪽에는 피리를 부는 사람이 소를 타고 간다. 창 사이에는 ‘우후청강흥(雨後淸江興)’과 ‘회두문백구(回頭問白鷗)’라는 시구가 적혀 있다. ‘비 온 뒤 맑은 강의 흥취, 머리 돌려 흰 갈매기에게 묻는다’ 정도로 해석되며, 지은이는 김정국(1485 ~ 1541)이다. 이 시 내용은 산수문의 한 장면과 대응되는 것으로 보인다. 굽다리는 각지고, 담청색을 띤 백자유가 시유되었으며, 굽바닥에는 ‘二’로 보이는 음각 명문이 있다.
백자 철화 난초무늬 팔각병
다른명칭 白磁靑畵蘭草文角甁, 백자 청화 난초문 각병
전시명칭 백자청화난초문각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41.1cm, 입지름 5.9cm, 바닥지름 11cm
소장품번호 동원425
몸체 표면이 여덟 면으로 각이 진 각병으로, 조선 중기(17~18세기 중반)부터 제작되기 시작했으며, 후기로 갈수록 몸통이 더 불룩해지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우윳빛 기면에 옅은 청화 안료로 난초와 풀꽃을 그렸다. 가는 붓선으로 여백을 많이 두고 간결하게 무늬를 표현한 방식은 임진왜란 이후 부흥한 조선 중기 청화백자의 특징이다. 이 문양의 각병은 달항아리와 함께 경기도 광주 금사리 관요에서 주로 생산되었다. 굽은 안바닥을 얕게 깎았으며, 접지면과 안바닥 유약을 닦아내고 모래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각진백자 이야기'에서는 각진병과 함께 각진연적, 각진필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백자 청화 대나무 시명 연적 다른명칭 白磁靑畵竹文詩銘硯滴, 백자 청화 죽문 시명 연적 전시명칭 시가 쓰인 백자 대나무무늬 연적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주생활 - 생활용품/가전 - 문방구 - 연적 크기 높이 8.5cm, 너비 11.9cm 소장품번호 신수645
몸통을 8각형으로 만들고 윗면을 약간 볼록하게 한 연적이다. 윗면에는 청화 안료로 대나무를 시원하게 그렸으며, 8각형 몸통 측면 각 면에는 시가 적혀 있다. 시의 내용은 먹을 갈 때 필요한 물을 담는 그릇의 쓰임새와 관련된 것으로, 玆水之用 물을 담는데 쓰이는 용기라, 虛中受 빈 가운데 얻기도 하고, 而時出 때때로 내보내기도 하니, 於無有 무에서 유가 되는구나, 道其在 도가 거기에 있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금은 독특한 조선백자를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백자시문각병 다른명칭 白磁詩文角甁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27.5cm, 입지름 4.9cm, 바닥지름 8.4cm, 몸통지름 10.8cm 소장품번호 건희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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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이쓰인백자청화대나무무늬조롱박모양병 다른명칭 白磁靑畵'壽福'銘竹文瓢形甁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19.4cm, 입지름 4.1cm, 바닥지름 6.9cm, 너비 10.3cm 소장품번호 건희1824
그리고 각진 접시들...
'현'자가 쓰인 백자 청화 팔각 병 다른명칭 白磁靑畵八角玄字文甁, 백자 청화 팔각 현자문 병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병 크기 높이 28.8cm, 입지름 4.6cm, 바닥지름 10.1cm 소장품번호 남산504
백자면취제기(십각) 다른명칭 白磁面取祭器(十角)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사회생활 - 의례생활 - 제례 - 제기 크기 높이 7.5cm, 입지름 18.0cm, 바닥지름 10.5cm 소장품번호 건희2812
그리고 전시장 한 켠에 위치한 모니터를 통해 각진백자에 대한 이야기와 재현된 제작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기존의 둥근 모양의 백자와는 다르게 또 다른 정성과 조형미를 보여주네요.
여기까지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각진백자 이야기' 공간입니다.
그리고 분청사기·백자실 마지막 전시공간으로 이동합니다.
새로운 취향과 백자 제작의 다양화
19세기에는 상품화폐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부유층이 늘어나고 중국·일본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없던 다양한 백자 그릇이 제작되었다. 이 시기에 작성된 백과사전류 책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정조 때 청화백자 제작을 금지한 뒤로 백자 위에 꽃무늬를 볼록하게 구워내더니, 오례치 않아 다시 청화를 사용하게 되었다.”라고 하여 당시 고급 백자의 유행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점차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화려한 도자기가 왕실을 물론 일반 백성의 생활 속에 폭넓게 자리를 잡아 갔고, 이러한 취향은 곧 백자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또한 차와 술을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양화된 형태의 주자와 잔이 만들어졌고 각이 진 병 등 새로운 형태의 그릇이 등장했다. 무늬를 도드라지게 표현하거나 청화와 철화 안료로 그릇 전면을 장식 기법이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백자 동화 대나무 모양 연적 다른명칭 白磁銅釉笙簧形硯滴, 생황모양연적 전시명칭 백자 동채 생황모양 연적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주생활 - 생활용품/가전 - 문방구 - 연적 크기 높이 22.1cm, 지름 12.1cm 소장품번호 덕수4312
생황을 본 떠 만든 연적로, 17개의 가느다란 대나무 관대가 통에 둥글게 박혀 있는 악기이며,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낸다. 백제금동대향로에서 보이듯 도교 제사에서 배소나 생황 같은 관악기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죽관에는 진사를, 동체와 주구에는 청화를 칠했고, 죽관 제1절과 동체 상단에는 백색 띠를 돌렸다. 동체에는 백색으로 ‘만수무강(萬壽無疆)’ 4자를 쓰고 그 사이에 점점이 운문을 표현하였다. 주구는 생황의 부서를 사실적으로 만들었으며, 반대쪽 동체 상단에는 작은 공기공이 있다. 조선시대에 만든 상형 연적 중에서도 우수작으로 꼽힌다.
백자 동채 야외용 합 다른명칭 白磁 酒盒 전시명칭 백자 동채 삼층 합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합 크기 높이 20.1cm, 입지름 12.9cm 소장품번호 덕수1426
겉보기에는 3단의 일반 찬합처럼 보이지만, 술과 안주를 함께 담는 야외용 합이다. 가운데 단은 술병, 윗단과 아랫단은 안주 그릇이나 술잔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바깥 면에는 동화 안료를 고르게 칠하고, 옅은 푸른색을 띤 백색 유약을 씌웠다. 굽는 과정에서 동화 안료의 농담이 변해 깊고 차분한 밝은 자주색을 띠며, 윗단을 열면 내부의 백색이 드러나 붉은색과 흰색의 선명한 대비가 돋보인다. 무늬나 장식 없이 색감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백자양각매화문탁잔 다른명칭 白磁陽刻梅花文托盞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음식 - 탁잔 크기 전체높이 11.4cm, 지름 8.2cm, 받침지름 13.3cm 소장품번호 덕수1576
백자 청화 복숭아모양 연적 다른명칭 白磁靑畵仙桃形辰砂入硯滴, 백자 청화 선도형 진사입 연적 국적/시대 한국 - 조선 / 재질 도자기 - 백자 분류 주생활 - 생활용품/가전 - 문방구 - 연적 크기 높이 10.8cm 소장품번호 남산160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분청사기·백자실 관람후기 였습니다. 전체적인 관람 시간은 약 1시간 전후 생각하시면 됩니다.